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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렙돈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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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렙돈의 기적'
    3500만원 마중물 삼아 11년간 1억씩 사랑 나눔
    (2012.04.05. 기독신문)

    “가파른 철제 사다리를 올라 옥탑방에 사는 젊은 집사 댁에 심방을 갔어요. 옥수동 달동네 중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살고 있던 분들이죠. 이렇게도 가난한 사람들이 있구나. 비좁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부터 예배를 마칠 때까지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옥수중앙교회가 이번 부활주일을 맞아 가난한 이웃들에게 전달한 사랑의 쌀, 옥수중앙교회는 장학복지헌금을 경상비와 구분해 별도 계좌로 관리하고, 잔고를 남기지 않고 한 해 동안 다 쓴다는 원칙을 세워 실천하고 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담담하게 이야기하던 호용한 목사 (55세)의 눈이 10여 년 전 그때처럼 붉어졌다. 가난한 달동네는 재개발로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은 여전히 호 목사의 가슴을 뛰게 하는 좁은 길이다. 옥수중앙교회의 지난 11년은 '가난한 과부의 두 렙돈' 이 얼마나 귀하게 쓰일 수 있는지를 증거하는 살아있는 역사다. 그 시작은 2001년 초여름 호 목사의 작은 깨달음과 순종에서 시작됐다. 그해 3월 교회에 부임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호 목사에게 2000만원이라는 복돈이 생겼다. 한 권사가 자신의 팔순잔치에 참석한 호 목사에게 정착금으로 쓰라며, 몰래 쥐어준 돈이었다.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어요. 그러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하나님이 저를 가난한 동네에 보내신 것은 가난한 이들을 도우라는 뜻이 아닐까, 하나님이 저를 시험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곧바로 당회 앞에 돈을 내놓고 장학헌금으로 쓰자고 말씀을 드렸죠.” 한 알의 밀알이 썩어져 많은 열매를 맺듯, 호 목사의 결단은 장로들과 성도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적게는 1만원부터 많게는 수 십 만원까지 헌금이 모아졌다. 그렇게 모아진 헌금이 1500여 만원, 그 3500여 만원을 종잣돈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배고픈 아이들을 먹였다. 그 해 장학과 구제사업에 사용한 돈만 1억원이 넘었다.

    그 후에도 호 목사와 성도들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고, 소문을 듣고 여기저기서 보내온 헌금들도 큰 보탬이 됐다. 그렇게 매년 1억원 이상을 오로지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사용해 온 것이 벌써 11년째다. 서울 도심의 대형교회가 아니라, 옥수동과 금호동 비탈진 달동네 작은 교회가 실천한 하나님의 기적이다. “교인 가정의 3분의 1 정도가 월수입이 120만원이 못돼요. 가난한 중에서도 더 어려운 사람들을 기억한 성도들의 마음을 하나님이 기뻐하신 것 같아요."

    장학사업 후 여러 사역들이 시작됐다. 100여 독거노인 가정에 매일 우유와 요구르트를 배달하는 사랑의 우유 나누기, 독거노인 생활비 지원, 지역학생 무상급식 지원, 사랑의 김장 나누기, 해외 아동 후원 등 지역주민들의 필요에 따라 다채로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장학금을 받은 대학생들만 150명이 넘었다. 이번 부활주일에도 10킬로그램짜리 쌀 300포대를 마련해 독거노인과 환자가 있는 가정 등 틈새가정에 전달했다. 자칫 받는 이들이 마음이 상할까봐 주민센터를 통해 전달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우직하게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사이 교회는 하나둘 성도들이 모여들어 부임 당시 150여 명이었던 출석교인이 지금은 500 ~ 600명으로 늘었다. 부임하기 전 교회 분란으로 교회를 떠났던 이들이 한꺼번에 수십 명씩 몰려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재개발로 100가정 이상이 이사를 했지만, 여전히 주일이면 교회를 찾아온다.

    “몇 년 전에는 5년 동안 우유를 받아 드신 한 할머니가 방울모자 100개를 손수 떠 선물이라고 가져오기도 했어요.. 가난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니까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들도 예수 앞으로 많이 나오세요." 호 목사는 가난한 이들을 돕는 일이 교회의 본질이자,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라 강조한다. 교회를 욕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세상은 우리를 볼 때 자기들보다 낫다고 생각을 해요. 나눔과 사랑을 통해 교회가 그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죠."

    호 목사는 최근에 500 만원이 생겼다. 11년 전 그때처럼 생활비로 쓰라며 누군가 몰래 쥐어준 돈이다. 필요하던 차에 잘됐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이내 호 목사는 11년 전 2000만원을 떠올렸다. 두 렙돈의 기적은 오늘도 비탈진 달동네 옥수중앙교회에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