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신문칼럼
옥수중앙교회 성도들이 2016년 12월 옥수동·금호동 이웃 사랑의 김장나눔을 위해 교회에 모여 김장을 하고 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2011년 무렵부터 옥수중앙교회의 사역은 종종 언론에 소개됐다. 고독사 방지를 위한 우유 배달, 가난한 달동네 교회가 1년에 1억원 넘게 구제와 장학 사업을 벌인다는 이야기에 응원을 보내는 이들도 많았다.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후원금을 보내왔다.
하루는 70대 어르신이 찾아왔다. 인사를 하더니 불쑥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3만원이 들어있었다. 어르신은 동대문에 사는 친구가 우유를 받아먹고 있는데 거동이 불편해 대신 봉투를 전해주러 왔다고 했다. 친구를 대신해 몇 번이고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한 번도 뵌 적이 없었지만, 용돈을 아껴 후원금을 전해준 어르신도, 봉투를 전해주러 먼 길을 오신 친구 어르신에게도 감격스러울 만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자주 가는 교회 앞 카페 주인은 구제 사업에 보태라며 때마다 50만~100만원씩 후원하곤 한다. 그분은 독실한 불교 신자다. “절에 다니는 분이 교회에 돈 내도 되냐”고 농담하면 그는 “좋은 일에 종교가 무슨 상관이냐”고 답한다. 이웃을 돕는 일은 종교를 뛰어넘어 마음과 마음을 이어준다.
물품이나 재능기부로 후원하는 분들도 많다. 인천의 한 기관에서는 종종 수십kg의 수입 고기를 보내온다. 고기를 나누는 일은 다른 일에 비해 일손이 많이 들지만, 고기를 받아 들고 좋아하는 이웃들을 보면 여간 기쁘지가 않다.
몇 년 전엔 우유 배달을 후원하는 한 회사의 도움으로 독거노인 3000가구에 해충기피제를 전달했다. 그해 여름은 유독 무덥고 모기가 많아서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았다. 그 회사는 해충기피제가 어르신들에게 인기라는 소식에 바퀴벌레 살충제와 손소독제를 더 보내줬다.
내가 주일학교 시절 가르치던 한 학생은 치과의사가 돼서 어르신들에게 무료 틀니 시술을 해주고 있다. 기사에서 우리 교회 이야기를 보고 재능 기부에 나선 것이다. 그의 아버지 역시 봉사가 곧 삶이었던 치과의사였다. 그는 “아버지가 목사님 소식을 듣고 감동을 받으신 것 같다”며 자기도 기회가 되는대로 열심히 돕고 싶다고 말했다.
강북삼성병원은 2017년부터 우유 배달을 받아 드시는 은평구 관내 어르신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매월 은평구청으로부터 노인 관련 중증질환을 앓는 어르신 2명을 추천받아 검사비부터 제반 치료비용을 제공한다.
우리 교회가 매년 연말에 하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도 외부 후원이나 마찬가지다. 국민일보와 농협이 해마다 몇몇 교회에서 무료 김장 나누기 행사를 하는데 우리 교회가 추천받았다. 김장 나누기 행사를 할 때면 교인 수십 명이 자원봉사로 참여해 주최 측에서 마련한 배추와 양념으로 맛있는 김장김치를 담근다. 그렇게 만든 김치 수천 포기는 옥수동과 금호동에 사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외국인 근로자 가정 등에 전달돼 겨우내 주민들의 식탁을 든든하게 책임진다.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4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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